B&W MM-1 vs Edifier D32 Review

PC 스피커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B&W MM-1을 오랫동안 사용해오던 제가, 얼마 전(시간이 꽤 지나긴 했네요;) 핫한기즈모님의 뽐뿌추천으로 에디파이어 D32를 구입했습니다.
“이미 좋은 스피커가 있는데 굳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두 제품은 용도와 매력이 완전히 다릅니다. 오늘은 하이엔드 PC 스피커의 교과서 MM-1과, 가성비와 디자인을 모두 잡은 올인원 스피커 D32를 함께 사용해 본 솔직한 비교 후기를 남겨봅니다.
자세한 사진은 인터넷에서 보실 수 있으니,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귀찮음이…)
책상을 정리하고 모니터 옆에서 쓰던 MM-1 을 한쪽으로 치우고, 방바닥에 굴려두었던 D32를 책상으로 올려 메인 스피커로 사용해 보았습니다. 두 스피커의 차이점과 장단점을 중심으로 리뷰를 작성해 보겠습니다.
1. 책상 위의 절대 군주: B&W MM-1#
출시된 지 10여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중고 장터에서 ‘없어서 못 파는’ 명기(名機)입니다. Bowers & Wilkins(B&W)의 하이파이 기술이 작은 PC 스피커에 집약된 모델이죠. 저는 이 이상의 모델은 경험도 없지만 제 수준에서는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가격도 너무 비싸고요…)
👍 Good: 대체 불가능한 ‘섬세함’#
- 압도적 해상력: ‘노틸러스 튜브’ 트위터 덕분에 고음이 정말 맑습니다. 가수의 숨소리, 현악기의 떨림까지 잡아내는 디테일은 2025년 현재 출시되는 동급 스피커들과 비교해도 여전히 우위입니다.
- 완벽한 스테레오: 책상 앞에 앉았을 때(니어필드), 소리가 좌우에서 정확히 분리되어 눈앞에 무대가 펼쳐지는 듯한 정위감이 일품입니다.
- 디자인: 알루미늄과 패브릭의 조화는 질리지 않는 고급스러움을 줍니다. 바디를 감싸는 직물은 먼지가 잘 타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멋스럽습니다. 신기하게도 헤어지지 않고 아직도 짱짱한 탄력을 유지하고 있네요. 샤넬루즈 라는 별명이 있는데, 그 립스틱 케이스를 닮아서 그렇답니다.
👎 Bad: 세월의 흔적#
- 발열: 우측 스피커 상단이 뜨거워져서 ‘커피 워머’라는 별명이 있죠. 손이 시려울 때 올려두면 따뜻해집니다. ㅎㅎ;
- 연결성: 최신 윈도우(10/11)에서 드라이버 잡기가 까다롭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맥OS 에서는 전혀 문제 없이 잘 동작합니다. 구형 기기여서 블루투스 기능이 없어 무선 연결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USB 연결이 가능하여 음질은 확실히 보장됩니다. 어짜피 PC 스피커니까요.
오디오에 대한 취향은 천차만별이고 가격도 범위가 꽤 넓습니다. (대체로 비쌀수록 좋긴합니다.) 이 제품을 경험한 후 저의 컨슈머 레벨 오디오 기기에 대한 선택의 기준이 잡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렴한 5인치 액티브 모니터 스피커도 가지고 있지만 크기가 부담스럽습니다. (그래도 크기가 깡패여서 성능은 제일 좋습니다.) 그리고 이정도 크기의 스피커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한적한 시골에 내려가 단독 주택 하나 마련해야 합니다.
아무튼, 이 정도 크기에 최고의 제품으로 생각합니다. USB 만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고, 한 때 사무실에 비치해 두고 동료들과 함께 쓰기도 했습니다. 오래동안 사용해서 이제는 막 굴립니다. 그래도 케이블 끈적일 때마다 알콜로 깨끗이 닦아주고 바닥 고무 받침도 정갈하게 청소합니다. 아, 그리고 리모콘도 있는데 은근 편합니다.
2. 공간을 채우는 감성: 에디파이어(Edifier) D32#
MM-1이 ‘각 잡고 듣는’ 스피커라면, D32는 ‘편하게 즐기는’ 스피커입니다. 최근 유행하는 미드센추리 모던 디자인을 입고 나온 에디파이어의 야심작입니다. 올해 출시한 신제품이고 요즘 가격은 20만원 아래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Good: 편의성과 공간 장악력#
- 풍성한 저음: 4인치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와 목재 캐비닛 덕분에 소리가 따뜻하고 묵직합니다. 방 하나를 울리기에 충분한 출력을 보여줍니다.
- 무선의 자유: 고음질 코덱(LDAC) 지원은 물론, 아이폰 유저를 위한 AirPlay 2를 지원합니다. 하지만, 에어플레이는 시작/중단/이동 과정에 딜레이가 심합니다. 버퍼링 되는 구간이 있어서 즉시 반응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블루투스도 지원하기 때문에 취향 따라 상황 따라 선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어 전원 코드 없이 거실, 주방, 침실 어디든 들고 다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유선 케이블에 물려두고 쓰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블루투스에 비해 유선이 확실히 음질이 좋습니다.
- 디자인: 마샬 스피커가 연상되지만 좀 더 차분하고 클래식한 느낌이라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훌륭합니다.
👎 Bad: 태생적 한계#
- 스테레오 분리도: 일체형 스피커다 보니 MM-1처럼 좌우가 확실히 분리되는 입체감은 부족합니다. 소리가 한곳에서 뭉쳐 나오는 느낌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빈자의 HD600 으로 불리는 필립스 The Freddie 100주년 - SHP9500 CY 를 구매했습니다.
유/무선 모두 지원하는 올인원 스피커이고 물리 버튼을 제공해서 나름 편리합니다. 한 장비에 USB, AUX, BT, WIFI 모두 연결해 두고 용도에 따라 셀렉터로 변경하여 사용합니다. 더 저렴한 에디파이어 제품이 있긴하지만 에어플레이를 한 번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 제품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실제 소리도 가격 만큼 합니다.
모드 별 색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하양: 에어플레이
- 파랑: 블루투스
- 초록: AUX
- 빨강: USB-C
책상 위에 올려두고 사용하기에 적당한 크기와 무게, 그리고 디자인 덕분에 공간 활용도가 높습니다. 저는 주로 퇴근 후나 주말에 팟캐스트나 강의 영상을 듣기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음악 감상 용으로도 훌륭합니다. 볼륨을 키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헤드셋을 쓰게 되지만요.
3. MM-1 vs D32: 무엇이 다를까? (비교 요약)#
| 비교 항목 | B&W MM-1 | Edifier D32 |
|---|---|---|
| 지향하는 포지션 | (Non-professional) 소형 니어필드 모니터 스피커 | 라이프스타일 올인원 스피커 |
| 청취 환경 | 책상 앞 1미터 이내 (집중) | 방 전체, 거실, 침실 (휴식) |
| 소리 성향 | 맑고 투명함, 칼 같은 해상력 | 따뜻하고 풍성함, 펀치감 있는 저음 |
| 연결 방식 | USB/AUX (유선 중심) | 블루투스/Wi-Fi/USB/AUX (유무선 가리지 않고 모두 지원) |
| 추천 장르 | 클래식, 재즈, 보컬 위주 | 팝, 어쿠스틱, 카페 BGM |
4. 결론: “둘은 경쟁자가 아니라 파트너”#
직접 사용해 보니 두 스피커는 서로의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해 주는 최고의 듀오였습니다.
- 일할 때는 MM-1: 책상 앞에서 작업하거나 게임을 할 때, 고음질 음원을 분석적으로 들을 때는 MM-1의 섬세함이 필요합니다.
- 쉴 때는 D32: 퇴근 후 침대에 눕거나, 커피 한 잔 마시며 방 안을 음악으로 채우고 싶을 때는 D32의 따뜻한 소리와 무선 연결이 제격입니다.
- 음악을 크게 듣고 싶을 때: 둘 다 일반적인 소형 주택에서는 거실 포함 전체를 씨끄럽게 채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헤드폰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ㅜㅜ;
그래도 신제품이 좋긴 합니다. 돈 있으시면 최신 하이엔드 스피커 하나 장만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적으로, 섬세한 소리의 끝판왕을 경험하고 싶다면 MM-1을 놓지 마시고(그러기엔 중고 매물이 올라오면 바로 사라진다고 합니다…), 일상을 음악으로 채우는 편안함을 원하신다면 D32를 추가해 보세요. 이 두 조합이면 책상(Work)과 공간(Life)의 밸런스가 완벽해집니다.